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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識/한자

오비이락(烏飛梨落) 속에 담긴 이야기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한 번 쯤은 누명을 쓰거나, 억울한 일을 당한 기억이 있을 텐데요.

 

그게 아주 사소한 오해일 수도 있고, 어떤 범죄일 수도 있습니다.

 

 

(출처 Pixabay)

 

가령 이런 상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지나가다 지갑을 주워 주인에게 돌려줬는데 범인으로 몰렸다.

 

내가 집에 온 다음날 강아지가 사라져 내 탓인 것처럼 되었다.

 

너무 억울하고 화가 나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을 우리는

 

누명을 썼다.’ 또는 재수가 없다.‘라 말하기도 합니다.

 

 

그럼 이 상황은 어떤가요?

 

"나무에 앉아있던 까마귀가 날아오르자 나무에 달린 배 하나가 떨어졌다."

 

(출처 Pixabay)

 

과연 까마귀가 배를 떨어트리려 의도한 것일까요 ?

 

까마귀는 그저 평소대로 날았을 뿐인데 배가 마침 떨어져 버린 것이죠.

 

이렇게 의도하지 않았던 일, 또는 관계없이 한 일로 인해

 

의심을 받거나 난처한 상황을 겪을 때.

 

까마귀가 날자 배가 떨어진 이 상황을 고사성어로

 

'오비이락(烏飛梨落)'이라 합니다.

 

() - 까마귀

() -

(梨) - 배나무

() - 떡어질

 

이 '오비이락(烏飛梨落)'이라는 말은 뉴스나, 일상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고사성어이 인데요.

 

위에서 말 했든 우연치 않게 일어난 일 때문에 난처한 상황을 겪게 될 때 

 

주로 사용 되는 친숙한 한자성어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불교에서는 이 '오비이락'이란 말에 다른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출처 Pexels)

 

일상에서는 우연과 관련지어 누명을 썼다.’라는 식으로 사용 되지만

 

불교에서는 필연과 관련지어 일어날 일이었다.’라 말합니다.

 

이와 관련된 설화가 불교에서 전해오는데요.

 

중국 천태산(天台山) 지자(智者)대사가 지관삼매(止觀三味) 수행 중이었습니다.

 

그 때 산돼지 한 마리가 지나가고 얼마 후에 사냥꾼이 활을 들고 뒤쫓아 왔습니다.

 

사냥꾼이 지자대사에게 산돼지가 지나간 것을 못보셨습니까?”라 물었습니다. 

 

지자대사는 그 사냥꾼에게 활을 버리라 말 하며 이렇게 말을 합니다. 

 

 

(출처 Pexels)

 

烏飛梨落破蛇頭 (오비이락파사두)

까마귀가 날자 배가 떨어져 뱀머리를 깨뜨리니

 

 

(출처 Pixabay)

 

蛇變爲猪轉石雉 (사변위저전석치)

뱀이 죽어 돼지가 되어 친 돌에 꿩이 다쳤네

 

 

(출처 Pixabay)

 

雉作獵人欲射猪 (치작엽인욕사저)

꿩은 죽어 포수가 되어 돼지를 쏘려 하니

 

 

(출처 Pexels)

 

道師爲說解寃結 (도사위설해원결)

한 대사가 인연을 말해 맺힌 원수를 풀어주었다.

 

지자대사가 한 이야기은 즉,

 

과거에 까마귀가 배나무 가지에 앉아서 무심코 날아가는 바람에 배 하나가 떨어져,

 

배나무 아래에 있던 뱀이 그것을 맞아 죽어버렸다,

 

죽은 뱀은 돼지가 되어 들을 뒤지고 있는데, 그 바람에 돌 하나가 굴러떨어진다. 

 

밑에 있던 꿩이 그 돌에 맞아 죽는데 그 꿩은 까마귀가 환생한 것이었다. 

 

꿩이 죽어 사냥꾼으로 환생하여 돼지를 사냥하려 할 때 

 

한 스님이 그를 말리며 전생이 있던 인과를 말해주니 사냥꾼은 큰 깨달음을 얻는다. 

 

사냥꾼은 돼지를 잡으려던 활을 꺽어 버리고 인과를 스스로 끝내며 궁이 되어 도를 닦는다. 

 

이 설화는 불교에서 오비이락의 인과라 하며 인과의 무거움을 가르치는데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잇는 오비이락의 뜻 또한 여기서 유래되었다 합니다.

 

그저 가볍게 억울함이나 난처함을 나타내는 말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이런 깊은 뜻과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는데요. 

 

이런 이야기를 알았다고 해서 오비이락을 인과의 무거움을 표현하는 말로 사용할 필요는 없겠죠?

 

우리는 평소 우리가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의미인 

 

의도하지 않았던 일또는 관계없이 한 일로 인해 의심을 받거나 난처한 상황을 겪을 때.

 

누명을 썼다.’ 또는 재수가 없다.‘ 정도로 사용하면 되겠습니다. 

 

그러면서 이 고사성어 속에 이런 이야기가 담겨 있었구나.’ 정도로만 알고 있으면 될 것 같습니다.

 

'오비이락(烏飛梨落)'

 

까마귀가 날아 배가 떨어져 의심을 받는다는 말이었는데요. 

 

평소에 처신을 잘 하여 억울하게 누명쓰는 일이 없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에 오류가 있거나 오타가 있으면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