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나라의 경사를 기념하기 위한 여러 국경일이 있습니다. 3·1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등이 그러한 날인데요. 그중 한글날이 한글을 만든 날인지 한글을 반포한 날인지 헷갈려하고 한글날에 대해서 잘 모르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오늘은 한글날이 어떤 날이고 어떻게 만들어지게 됐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한글날이란?
국어기본법 제20조(한글날)
정부는 한글의 독창성과 과학성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고 범국민적 한글 사랑 의식을 높이기 위하여 매년 10월 9일을 한글날로 정하고, 기념행사를 한다.
한글날은 한글의 창제와 반포를 기념하고 한글을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자 하는 우리나라의 국경일 중 하나입니다.
조선왕조실록에 훈민정음 관련 기사를 참고하여 1929년 음력 9월 29일(양력 11월 4일) 첫 기념행사를 시행했는데요. 이것이 한글날의 시초가 되는 ‘가갸날’이었습니다. 이후 1928년 지금의 명칭인 ‘한글날’로 개칭되었는데요.
한글날 기념을 음력으로 하다 보니 일자가 매번 바뀌어 불편함을 느끼던 중 1940년 훈민정음해례본의 발견을 통해 훈민정음의 반포일이 9월 상순(9월 1 ~ 10일)인 것을 알게 되었고, 광복 이후 이를 양력으로 환산한 날인 10월 9일을 한글날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한글날은 현재 문화관광부에서 주관해 기념행사를 주관하고 있습니다.
한글날에 대한 오해
한글날에 대한 가장 큰 오해 중 하나는 바로 ‘한글날 = 한글이 만들어진 날’이라는 것입니다. 북한의 조선글날은 한글의 창제 일을 기념하는 것이 맞지만 우리나라의 한글날은 한글을 창제한 날이 아닌 한글이 반포된 날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한글 창제일: 음력 12월 30일(양력 1월 15일)
한글 반포일 : 음력 9월 10일(양력 10월 9일)
한글날: 한글 반포일(양력 10월 9일)
조선글날: 한글 창제일(양력 1월 15일)
북한의 한글날
북한에서도 한글을 기념하는 날이 있는데요. ‘조선글날’이라고 부르는 날입니다. 우리와 명칭도 다르지만 일자도 다른데요. 북한의 ‘조선글날’은 양력 1월 15일입니다. 왜 같은 한글을 기념하는 날인데 날짜가 다를까요?
남한에서는 한글날을 '한글을 반포한 일자'인 9월 상순의 끝날(9월 10일)의 양력 일자를 사용하는 반면 북한에서는 '한글 창제일'인 12월 말일의 양력 일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차이가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는 국경일로 지정하고 대대적으로 기념을 하지만 북한에서는 달력에 표시가 안될 정도로 한글날이 기념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한글 = 한국어?
한글과 한국어를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글과 한국어는 다른 개념입니다. 가장 뚜렷한 차이점은 바로 '문자'와 '언어'의 차이입니다.
'한글'은 1443년 세동대왕이 과학적이고 창의적인 새로운 글자를 만들어 백성들에게 반포한 '문자'입니다.
한글 이전에는 우리의 문자가 없었기 때문에 한자를 빌려와 사용하거나 문자를 사용하지 못하는 문맹이었는데요. 한글의 창제로 인해 우리의 문자가 생겨난 것입니다.
하지만 문자가 없었다고해서 언어가 없었던 것은 아닌데요. 사람들이 서로 소통을 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 바로 언어입니다. 그리고 우리 민족이 수천년 전부터 자연스레 사용한 '언어'가 바로 '한국어'인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이전부터 우리가 사용하던 언어는 한국어이고, 한국어를 문자로 쓸 수 있게 만든 것이 한글인 것입니다. 한국어는 언어 한글은 문자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한글날은 공휴일?
한글날은 1949년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건’을 제정하며 공휴일로 지정되었는데요. 1991년 휴일이 많다는 이유로 한글날이 법정공휴일이 아닌 일반 기념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이후 한글학회를 비롯한 한글 관련 단체들의 반발과 노력을 통해 2005년 ‘국경일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며 2006년부터 다시 국경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또한 2014년 대체휴일제의 시행과 2021년 개정을 통해 한글날이 공휴일과 겹칠 경우 다음 비공휴일을 대체공휴일로 지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한글날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한글날이 공휴일이라는 것만 잘 알고 있었지 한글의 창제일인지, 반포일인지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요. 한글날이 그저 쉬는 날이 아닌 우리가 우리가 사용하는 자랑스러운 한글에 대해 생각하는 날이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글에 오류가 있거나 오타가 있으면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