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간지럼 참기' 대결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손이나 붓, 깃털 등을 이용해 간지럼을 태워 먼저 오래 참는 사람이 이기는 단순한 대결인데요. 평상시엔 혼자 건드려도 아무렇지 않은 곳들이지만 다른 사람과 게임을 하거나 장난을 치면 간지러워 웃음이 나곤 하는데요. 왜 간지럼은 웃음이 나고, 왜 다른 사람이 해야 웃음이 날까요?
간지럼이란?
간지럼이란 영어로는 tickle라고하며 간지러운 느낌으로, 감각의 일종입니다.
간지럼을 느끼는 정도는 천차만별인데요. 사람마다 간지럼 타는 정도가 달라 간지럼을 거의 타지 않는 사람도 있고, 신체 부위에 따라서도 발바닥, 옆구리, 겨드랑이 등에서 크게 간지럼을 느끼게 됩니다.
또한 이 간지럼은 모든 생물이 느끼는 것이 아닌 인간, 설치류, 영장류 등 극소수의 포유류만 느끼게 됩니다.
간지럼을 느끼는 이유
그런데 간지럼은 왜 타는걸까요?
간지럼을 느끼는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는데요. 많은 연구를 통해 현재는 생리학적 이유와 진화적 이유, 두 가지를 근거로 들고 있습니다.
생리학적 이유
간지럼은 과거부터 통각의 일부라고 여겨졌는데요. 하지만 1990년대 연구를 통해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환자들도 간지럼을 느낀다는 것을 보고 간지럼이 단순히 통각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간지럼에 원인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촉각과 통각이 혼합된 감각이라는 것이 유력하며, 압각과 진동과도 관련이 있는, 많은 감각들과의 연관성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진화론적 이유
진화론적으로도 간지럼은 두 가지 이유로 보고 있는데요. 첫 번째는 유대감의 증진을 위해서입니다.
가까운 사이의 부모 자식, 현제, 친구, 연인들이 간지럼을 태우며 유대감을 끈끈하게 만드는 행동으로 보고 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간지럼에 취약한 부위인 목, 겨드랑이, 옆구리, 사타구니 등은 사람의 가장 취약한 부위인데요. 부모가 아이들에게 간지럼을 태우면 아이들은 이 부위가 자신의 취약부위라는 것과 방어하는 방법을 깨닫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 이유를 종합해 본다면 간지럼은 가까운 사이에서 서로에게 취약한 부분의 방어를 학습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간지러우면 웃는 이유
이 통증이자 방어기제인 간지럼은 즐거움보단 고통에 가깝다고 느껴지는데요. 그런데 왜 우리는 간지러우면 웃음이 날까요?
과거 진화론의 대표주자인 '찰스 다윈(Charles Robert Darwin)'은 간지럼이 '유머(Humor)'와 유사한 점이 많다고 주장했습니다. 간지럼을 당할 때 온몸에 소름이 돋고 경령과 함께 근육수축이 일어나는 것이 유머와 비슷하다는 것인데요.
최근 독일의 연구에서는 뇌 영상기술로 봤을 때 뇌의 중심 후방판 개라는 곳이 유머와 간지럼에서 동일하게 반응했다는 결과가 나왔는데요. 하지만 간지럼은 몸을 긴장상태로 만드는 시상하부에서도 반응이 나타나 유머와 동일한 반응으로 볼 수는 없겠습니다.
또한 간지럼은 특이하게 스스로 할 때는 웃음이 나지 않고 타인에 의해서만 느낄 수 있습니다. 이는 간지럼이 정서적 감각이라는 것을 나타내기도 하는데요. 간지럽히는 대상과 나의 친밀도에 따라 웃음이 나기도, 짜증이 나기도, 공포를 느끼기도 하는 감정적인 감각이라는 것입니다.
가려움과 간지럼의 차이는?
흔히 '간지럽다'는 말은 '가렵다'와 같은 의미로 사용되곤 합니다. 하지만 가려움과 간지럼은 서로 다른 감각이며 개념인데요. 이 간지럼에 대한 구분은 미국 심리학자인 그래비 홀이 처음으로 나누게 되었습니다.
가려움
우리가 흔히 손으로 긁는 가려움을 '외부자극에 의한 가려움'이라 하는데요. 이 가려움은 몸 전체 피부에서 일어나며 아주 작은 자극으로 느껴집니다. 또한 이 가려움은 긁거나 문지르고 싶어지는 자극으로, 아토피피부염, 두드러기, 피부건선 등 피부와 관련된 질환이 원인이 되기도 하며 견디기 어렵곤 합니다.
간지럼
간지럼은 가려움과 다르게 신체의 특정 부위에서만 잘 일어나는데요. 가려움 보다 더 강한 촉감에 의해 생기며, 긁거나 문지르고 싶다기보다, 움츠러들고 피하고 싶어지는 자극입니다.
추가사항
- 간지럼은 과거 고문으로 쓰이기도 했다.
- 과한 간지럼은 얼굴은 웃어도 속으로는 괴로워할 수 있으니 과한 간지럼은 자제해야 한다.
- '간지럽다'는 '간질이다'의 비표준어였지만 2011년 복수 표준어로 인정됐다.
친구나 연인과 장난을 칠 때 간지럼을 많이 태우곤 하는데요. 장난으로만 했던 간지럼이 우리 신체의 여러 감각과 생존과 연관돼있다는 것이 신기한데요. 과거 고문으로 쓰이기도 했다는 간지럼, 심한 장난은 상처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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