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쳇말’이라는 표현을 들어보셨나요?
단어의 형태 때문에 흔히 ‘주검’을 의미하는 ‘시체(屍體)’를 떠올리곤 하지만 ‘시쳇말’은 이 ‘죽은 사람의 몸’과는 전혀 상관없는 단어인데요.
그렇다면 ‘시쳇말’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요?
시쳇말의 의미
‘시쳇말(時體말)’은 ‘時(때 시)’, ‘體(몸 체)’자를 사용하는 ‘시체(時體)’에서 파생된 단어입니다.
‘시체(時體)’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죽은 사람의 몸’이 아닌 ‘그 시대의 풍습이나 유행’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여기서 파생된 ‘시쳇말(時體말)’ 또한 비슷하게 ‘그 시대에 유행하는 말’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요. 여기에는 현재 자주 사용하는 ‘비유’나 ‘속어(俗語)’ 등도 포함되고 있습니다.
*속어(俗語): 통속적으로 쓰는 저속한 말, 상스러운 말.
다만, ‘그 시대에 유행하는 말’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비유나 비속어는 ‘시쳇말’의 범주에 속하기 어렵습니다.
시쳇말의 활용
시쳇말은 보통 ‘시쳇말로’의 형식으로 사용됩니다.
그에게 도움을 받긴 했지만, 사실 그는 시쳇말로 브로커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업무 시간에 시쳇말로 노가리를 까고 있었다.
오늘 면접 보는 회사는 돈은 적게 주지만 시쳇말로 안전빵이다.
위 예문에서 보듯 '유행어', 한 시대에 사용되는 '속어, 비유' 등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시쳇말과 비슷한 단어
유행어(流行語)
‘유행어(流行語)’는 짧은 시기에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단어나 구절을 말합니다. ‘신조어(新造語)’의 일종이기도 하며, 해학과 풍자성을 띠기도 합니다.
신조어(新造語)
‘신조어(新造語)’는 ‘새로 생긴 말’을 뜻하는 단어로, ‘신어(新語)’라고도 말하는데요. 현대에 ‘줄임말’이나 새롭게 들어온 ‘외래어’등이 이에 해당됩니다.
많이 사용되는 신조어는 심의를 거쳐 국어사전에 등재되기도 합니다.
요샛말
‘요샛말’은 ‘요사이 두루 많이 쓰는 말’이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로, ‘요사이’의 준말인 ‘요새’와 ‘말’이 합쳐진 단어입니다.
시셋말(時世말)
‘시셋말(時世말)’은 ‘시쳇말(時體말)’의 한자어 계열로, 동일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시쳇말’과 경쟁을 하던 중 ‘시쳇말’이 주로 사용되며 쓰이지 않게 됐는데요.
현재는 '표준어 규정 3장 2절 21항'에 따라 ‘시쳇말’만 표준어로 인정되고, ‘시셋말’은 비표준어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표준어규정 3장 2절 21항
고유어 계열의 단어가 널리 쓰이고 그에 대응하는 한자어 계열의 단어가 용도를 잃게 된 것은 고유어 계열의 단어만을 표준어로 삼는다.
은어와 시쳇말
‘은어(隱語)’ 또한 ‘시쳇말(時世말)’과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의미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은어’는 '일정 계층이나 집단에서 구성원들끼리 사용하는 말'로, 여러 사람들이 짧은 시기에 사용하는 ‘시쳇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다만 이 ‘은어’가 대중들에게 퍼져 널리 사용된다면 ‘시쳇말’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오늘은 헷갈리는 단어인 ‘시쳇말’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시쳇말’에 ‘시체’가 들어가 '무서운 단어' 혹은 '죽은 단어'를 의미한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진짜 의미는 그와는 반대로 '활발히 살아있는 말'을 의미하고 있다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우리 국어에는 이렇게 헷갈리지만 재미있는 단어들이 많이 있는데요. 여러 단어를 찾아보고 익숙해진다면 표현에 다양함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감사합니다.
글에 오류가 있거나 오타가 있으면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