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날씨가 덥데. / 오늘 날씨가 덥대.
두 문장 중 어느 것이 맞는 문장일까요?
결론적으로는 둘다 맞는 문장입니다. 하지만 두 문장은 조금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평소 많이 사용하는 종결어미인 ‘-데’와 ‘-대’는
발음도 똑같고, 위치도 똑같고, 용법도 비슷해서 말 할 때 별로 신경을 안 쓰는데요.
하지만 메시지를 보내거나, 글을 쓸 때는 어떻게 써야할지 헷갈려서 신경이 쓰입니다.
이 헷갈리는 두 어미를 어떻게 하면 구분 할 수 있을까요?
그러면 먼저 ‘-데’와 ‘-대’의 사전적 정의를 보겠습니다.
‘-데’
[의존명사]
1. ‘곳’이나 ‘장소’의 뜻을 나타내는 말.
- 의지할 데 없는 사람.
- 지금 가는 데가 어디야?
2. ‘일’이나 ‘것’의 뜻을 나타내는 말.
- 그 책을 다 읽는 데 한참이 걸렸다.
- 친구는 졸업장을 따는 데 목적이 있는 것 같았다.
3. ‘경우’의 뜻을 나타내는 말.
- 이 컵은 물 먹는 데나 쓴다.
- 머리 아픈 데 먹는 약
[어미]
1. 해할 자리에 쓰여, 과거 어느 때에 직접 경험하여 알게 된 사실을 현재에 말하는 장면에 그대로 나타내는 종결 어미.
- 그 친구는 너무 착하데.
- 그 사람은 말을 아주 잘하데.
※여기서 ‘해 할 자리’라는 것은 문장의 종결에 오는 격식체 중 비격식체인 ‘해체’를 뜻합니다.
‘-대’
[어미]
1. 해할 자리에 쓰여, 어떤 사실을 주어진 것으로 치고 그 사실에 대한 의문을 나타내는 종결 어미. 놀리거나 못마땅하게 여기는 뜻이 섞여 있다.
- 왜 이렇게 일이 많대?
- 신랑이 어쩜 이렇게 잘생겼대?
2. ‘-다고 해’가 줄어든 말.
- 사람이 아주 똑똑하대.
- 철수도 오겠대?
‘-데’와 ‘-대’는 어미 외에도 명사와 접사로도 사용되지만 서로 헷갈리는 어미 위치 위주로만 살펴보겠습니다.
두 어미의 의미적 차이를 아시겠나요?
‘-데’와 ‘-대’구분법
간단히 두 어미를 구분하자면 ‘직접’과 ‘간접’이라 생각 할 수 있습니다.
‘-데’는 강조했다시피 직접 경험하여 알게 된 사실을 말하는 것이고, ‘~더라’로 바꿀 수 있습니다.
‘-대’는 사실로 주어진 것
으로,
자신이 직접 경험한 일이 아닌 것이며, ‘~다고 해’로 바꿀 수 있습니다.
아직 헷갈린다면 예문을 보면서 비교해보겠습니다.
● (직접 만나보니) 개는 성격이 착하데
-> 개는 성격이 착하더라
● (밖에 나가보니) 오늘은 날씨가 덥데
-> 오늘은 날씨가 덥더라
● (어제 가보니) 거기는 짜장면이 맛있데
-> 거기는 짜장면이 맛있더라
예문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데’는 누군가로부터 전해들은 것이 아닌
자신이 직접 경험한 사실을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 (친구가 그러는데) 개는 성격이 나쁘대
-> 개는 성격이 나쁘다고해
● (일기예보에서) 오늘 비가 온대
-> 오늘 비가 온다고해
● (A가 말하길) 오늘 A는 못 올 것 같대
-> 오늘 A는 못 올 것 같다고해
예문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대’는 자신이 직접 경험한 사실을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닌
주어진 사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데’는 직접 경험한 일을, ‘-대’는 주어진 사실을 말한다는 차이를 봤는데요.
‘직접’과 ‘간접’이라는 차이만 기억해도 쉽게 헷갈리지 않을 텐데요.
그럼에도 약간 헷갈리는 부분이 있는 것은 의문문에서의 사용입니다.
저가 ‘-데’의 사전적 정의를 의존명사까지 적어 둔 것은 의문문 때문인데요.
의문문에서의 ‘-데’와 ‘대’
의문문에서의 ‘-데’는 의존명사의 의미인 ‘곳’이나 ‘장소’, ‘일’이나 ‘것’, ‘경우’의 의미로 생각하면 쉬운데요.
▷ 거기가 어딘데?
▷ 그게 어디에 쓰는 건데?
▷ 그러면 어떻게 할 건데?
예문에서 본 것처럼 장소, 일이나 것, 경우의 의미로 쓰일 때는 ‘-데’를 사용하면 됩니다.
그러면 ‘-대’를 의문문에서 어떻게 사용할까요?.
‘-대’의 애초에 정의를 보면 “의문을 나타내는 종결어미”라 나와 있는데요.
▷ 개는 성격이 왜 그런대?
▷ 이 게임은 뭐 이렇게 어렵대?
▷ 개는 축구를 왜 그렇게 못한대?
예문에서 본 것처럼 놀리거나 못마땅하게 여기는 뜻이 섞여 있습니다.
두 어미의 차이가 이해되셨나요? 그러면 처음에 나왔던 문장을 해석해 볼까요.
오늘 날씨가 덥데
-> 오늘 밖에 나가보니 날씨가 덥더라.
오늘 날씨가 덥대
-> 오늘 기상청에서 밖에 날씨가 덥다고 하더라.
이렇게 해석 할 수 있겠네요.
‘-데’는 직접적 경험으로 ‘~더라’의 준말
‘-대’는 간접적 경험으로 ‘~다고 해’의 준말
평서문과 의문문에서의 의미가 비슷하면서도 약간 다른 느낌이 들어
더 헷갈리게 하는 ‘-데’와 ‘-대’입니다.
이렇게 구분법을 알아놔도 갑자기 쓰려고 하면 헷갈리기 마련인데요.
반복적으로 연습하다 보면 자연스레 쓸 수 있겠죠?
어서 맞춤법을 걱정하지 않을 정도로 익숙해지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에 오류가 있거나 오타가 있으면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