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 하수구에 핸드폰을 빠트렸다. / 집 앞 하수구에 핸드폰을 빠뜨렸다.
물건을 놓고 오거나, 어딘가에 빠지는 경우 “~를 빠트렸다”. 혹은 “~를 빠뜨렸다.”라고 말하곤 합니다.
평소 자주 사용하는 말인 빠트리다와 빠뜨리다는 비슷한 발음으로, 막상 글로 쓰려면 헷갈리는 단어 중 하나인데요.
오늘은 헷갈리는 빠트리다와 빠뜨리다 중 어느 것이 맞는 말인지 알아보겠습니다.
빠트리다와 빠뜨리다의 의미
빠트리다
1. 깊숙한 곳에 빠지다.
예) 개울을 건너다 신발을 빠트렸다.
2. 어려운 지경에 놓이게 하다.
예) 15번 문제는 학생들을 혼란에 빠트렸다.
3. 부주의로 물건을 흘려 잃어버리다.
예) 급하게 나오느라 지갑을 빠트리고 왔다.
빠트리다는 '깊은 곳에 빠지다', '어려운 지경에 놓이게 하다', '물건을 흘려 잃어버리다'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빠뜨리다
1. 깊숙한 곳에 빠지다.
2. 어려운 지경에 놓이게 하다.
3. 부주의로 물건을 흘려 잃어버리다.
이상한 점을 발견하셨나요?
'빠뜨리다'의 의미를 보면 위의 '빠트리다'와 동일한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어떻게 된 것일까요?
빠트리다와 빠뜨리다 중 표준어는?
위에서 '빠트리다'와 '빠뜨리다'가 동일한 의미를 가진 것을 봤습니다. 그렇다면 ‘빠트리다’와 ’ 빠뜨리다’ 중 표준어는 무엇일까요?
두 단어 중 ‘빠뜨리다’는 된소리가 들어가기 때문에 표준어가 아니라고 많이들 생각하곤 하는데요. 사실 두 단어는 모두 표준어입니다. 바로 우리 국어의 ‘복수표준어’ 규정 때문입니다.
복수표준어
우리나라 국어에는 ‘복수표준어’라는 규정이 있는데요. 우리 국어의 발전과 국민들의 편안한 언어생활을 위해 제정된 규정으로 인해 두 단어 모두 표준어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한국어 어문 규정 - 표준어규정 제5절 복수표준어 26항
한 가지 의미를 나타내는 형태 몇 가지가 널리 쓰이며 표준어 규정에 맞으면, 그 모두를 표준어로 삼는다.
우리에게 익숙한 ‘자장면/짜장면’, ‘넝쿨/덩굴’ 등도 이 규정으로 인해 복수 표준어로 지정된 단어인데요. 이 외에도 ‘좀-처럼/좀-체’, ‘의심-스럽다/’ 의심-쩍다’, ‘우레/천둥’과 같은 단어들을 비롯해 지속적으로 복수표준어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빠트리다/빠뜨리다의 활용
빠트리다와 빠뜨리다는 위에서 말했든 같은 단어이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도 동일하게 활용됩니다.
그들은 친구 한 명을 계곡에 빠트렸다/빠뜨렸다.
술에 취한 나머지 지갑을 어딘가에 빠트린 것 같다/빠뜨린 것 같다.
카레를 하는데 카레가루를 빠트리고 왔다/빠뜨리고 왔다.
위 예시와 같이 문장 속에서 두 단어를 대치해 사용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사람마다 느끼는 어감이나 문장에서의 용법 차이가 있을 수 있어, 실 사용에서 어색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래는 주관적 생각입니다-
저의 경우는 ‘빠트리다’는 실수의 느낌이 강하고, ‘빠뜨리다’는 고의의 느낌이 강했는데요.
집 앞 하수구에 핸드폰을 빠트렸다. / 친구 한 명을 계곡에 빠뜨렸다.
사람마다 느끼는 어감이나 문장에서의 용법 차이가 있을 수 있어, 실제 대치해서 사용하게 되면 어색할 수 있는데요. 어찌 됐든 원칙적으로 두 단어 모두 바꿔 사용할 수 있는 복수표준어입니다.
기타
- ‘빠치다’는 표준어가 아니다.
- ‘깨’, ‘쏟’, ‘떨어’가 붙는 ‘-트리다’, ‘-뜨리다’ 모두 복수표준어다.
오늘은 빠트리다와 빠뜨리다의 의미와 표준어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두 단어는 실제 사용에서 헷갈리곤 했지만 두 단어 모두 표준어였는데요. 이제 실제 사용할 때 헷갈리지 않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글에 오류가 있거나 오타가 있으면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