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이 가장 기다리는 날은 언제일까요?
물론 월급날도 기대되지만, 휴일 또한 기대되는 날일 텐데요. 우리나라는 공휴일로 지정된 날을 달력에 빨간색으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쉬는 날을 ‘빨간날’이라 부르기도 하는데요.
그런데 왜 하필 빨간색을 표시하는 것일까요?
휴일이란?
'휴일'은 일반적으로 '일을 쉬는 날'을 뜻합니다. 이 '일을 쉰다'는 것에는 몇 가지 의미가 있을 수 있는데요.
개인적인 이유로 회사에 휴가를 내는 날일 수도 있고, 교대 근무나 회사 특성상 근무를 쉬는 날 일수도 있습니다. 또는 '일반적 휴일'로 사회적으로 특정하게 업무를 쉬는 날을 이야기할 수도 있는데요.
이렇게 휴일에 대한 의미는 여러가지지만 가장 일반적인 '휴일'로 인식되는 것은 역시 '공휴일' 입니다.
공휴일이란?
'공휴일'이란 ‘공적(公的)’으로 쉬기로 정한 날로, 대통령령으로 정해진 날입니다.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을 통해 제정·공표되었는데요.
여기서 말하는 관공서는 ‘관청(官廳)’과 ‘공서(公署)’ 즉, 국가의 일을 집행하는 국가기관, 공공기관을 말합니다. 때문에 규정 상 일반 기업에서는 이 날을 휴일로 지키지 않아도 됐었는데요. 근로기준법의 개정을 통해 공무원과 일반 근로자의 휴일을 일치시키며 일반 기업에서도 규정에 따라 공휴일 지정을 하게 됐습니다.
우리나라의 공휴일
현재 우리나라에는 총 15일의 공휴일을 지정하고 있으며, 공휴일이 겹치는 경우 대체 휴일을 지정하고 있습니다.
'식목일(4월 5일)'이나 '제헌절(7월 17일)'같은 경우 각 2005년, 2007년까지 공휴일이었지만, 공휴일에서 제외됐습니다.
제헌절의 경우 공휴일은 아니지만 국경일로 지정되어 있는데요. 이를 보며 국경일과 공휴일은 다른 개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휴일은 왜 빨간색으로 표시할까?
달력의 ‘빨간 날’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사용하는 공통적인 표기 방법인데요. ‘Red-letter day’라 불리기도 하는 이 날은 스웨덴, 노르웨이 등의 유럽 국가와, 영어권 국가, 라틴아메리카의 나라 등에서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 ‘빨간색’일까요?
달력에 빨간색을 처음 사용한 것은 달력을 처음 만들 당시의 '인쇄력'과 관련이 있습니다.
달력이 처음 만들어지던 시절에는 인쇄가 발달하지 않았는데요. 당시에는 두 가지 색을 이용해 인쇄를 하는 '2도 인쇄'가 주를 이뤘습니다.
이 '2도 인쇄'는 '파랑, 빨강, 노랑, 검정'의 4가지 색상 중 두 가지 색상을 이용해 인쇄를 했는데요. 흰 종이 위에 인쇄를 하기 때문에 가장 많은 기본 글자는 '검은색'을 이용했고, 특별한 날을 표기하는 색상은 '파랑, 빨강, 노랑' 중에서 정해야 했습니다.
빨간색은 사실 이 인쇄가 시작되기 전부터 중요한 것을 표기하는 데 사용됐는데요.
'중세시대 서적'이나 '로마시대의 기록물' 등에서 빨간색은 중요한 문장을 표시하는 데 사용됐고, 우리나라에서도 '왕의 옷'이나 '과거시험 합격증' 등을 빨간색으로 표시했습니다. 이처럼 빨간색이 오래전부터 길조 혹은 중요한 것을 표시하고 있었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또한 빨간색은 우리 사람이 태어나며 가장 먼저 인식하는 색이기도 하고, 긴 파장을 가지고 있어 눈에 쉽게 띄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이런 여러 이유들 때문에 달력에 특별한 날인 공휴일을 빨간색으로 쓰게 되었고, 이후 관습처럼 전해져 내려오며 현재까지 사용하게 됐습니다.
우리나라 달력은 언제부터 빨간색을 사용했을까?
우리나라는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는 독자적인 달력을 사용하다, 19세기말 처음으로 서양의 달력인, 그레고리력을 사용한 달력을 사용하게 됐습니다. 이때부터 휴일을 빨간색으로 사용하게 됐는데요.
이후 1930년대 근대식 달력이 본격적으로 보급되면서 '휴일은 빨간색'이라는 관습이 정착되기 시작했습니다.
광복 이후에는 우리나라도 인쇄기술이 발달하며 달력 생산이 많아졌는데요. 이 때도 관습처럼 전해오던 빨간색을 휴일에 사용하면서 지금의 달력이 만들어지게 됐습니다.
토요일은 왜 빨간색이 아닐까
그런데 왜 같은 휴일인 토요일은 빨간색이 아닌 파란색으로 표시되어 있을까요?
이는 달력을 처음 만들 때 우리나라의 근무 환경과 관련이 있습니다.
지금은 주 5일제로 '토요일과 일요일'이 휴일인 것이 일반적이지만, 과거의 토요일은 '평일보다 조금 일찍 끝나는 날'이었는데요.
관공서나 학교도 토요일은 오전만 근무하고 끝나는 등 평소보다 일찍 끝나는 날이었습니다. 그러다 2005년 '주 5일 근무 제도'가 시행되면 토요일도 휴일로 지정되고 지금의 주 5일 근무가 시행되었습니다.
하지만 달력이 처음 보급되던 때만 해도, 토요일은 평일보다는 일찍 끝나고, 휴일처럼 완전히 쉬는 날이 아니었는데요. 때문에 평일의 검은색, 휴일의 빨간색 중 어떤 색을 사용하기에도 애매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달력을 만드는 한 업체에서 토요일을 파란색으로 표기하기 시작했고, 이를 시작으로 많은 업체에서 토요일을 파란색으로 표기하면서 많은 달력에서 토요일이 파란색으로 표시되었습니다.
2010년대에 들어서 토요일이 휴일로 정착되면서, 토요일도 공휴일과 같이 빨간색으로 표기하자는'빨간 토요일법'이 발의되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통과되지 못하고 있어, 여전히 토요일은 파란색으로 표기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달력에 휴일이 빨간색으로 표시된 이유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빨간 날'은 그저 쉬는 날이기 때문에 좋아하기만 하고, 왜 빨간색일까는 생각 해보지 않았었는데요.
달력에 휴일이 빨간색으로 표기되는 이유가 간단하면서도,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아 재밌게 느껴졌습니다.
일상생활에서 당연하다 느껴지는 것들을 보고 '왜'라는 생각을 가져본다면, 주변을 바라보는 것이 더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