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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識/역사

피휘란 무엇일까?

 우리나라는 유교의 많은 영향을 받아 문화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경어법이나 노약자석 등 웃어른을 공경하는 문화가 발달해 있는데요. 

이런 문화는 과거부터 발달해왔고 왕이 있던 시절에는 지금보다 더 많은 공경 문화가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왕의 이름을 사용하지 않는 '피휘'는 이런 문화를 대표하는 것 중 하나라 할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유교문화 중 하나인 '피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왕의 이름을 피하는 피휘
피휘란 무엇일까?

피휘란?

 '피휘(避諱)'는 과거 동아시아 지역에서 관행되던 관습으로, ‘避(피할 피)’, ‘諱(꺼릴 휘)’ 자를 써, '꺼리고 피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넓은 의미에서 사람을 부를 때 본명을 부르지 않는 것을 의미하며, 좁은 의미로는 왕이나 조상의 이름, 국호나 연호와 같은 글자를 사용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이런 관습은 특히 한자문화권인 동아시아에서 주로 이어져온 관습으로, 한자는 단어 하나마다 개별적 의미가 있어 더 발전하게 됐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 피휘 문화는 중국에서 시작되어 유교문화가 정착되며 각 나라에 관습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피휘의 유래

 '피휘'의 시작은 동북아시아에서 최초로 황제가 되었던 ‘진시황’으로 부터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진시황의 이름인 '정(政)'자 피하기 위해 '정월(正月)''단월(端月)'로 바꿔 불르기도 하며, 피휘 문화를 만들었느데요. 

이 진시황을 시작으로 '피휘'가 유교의 한 문화로 정착되며 유교문화권으로 전해지게 되었습니다. 

피휘의 유형

국휘(國諱)

 '왕의 이름'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한 것으로, 왕의 집권 당시, 혹은 왕조가 끝날 때까지 사용을 금하기도 했습니다. 보통은 왕의 이름만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지만, 간혹 태자의 이름을 피휘하기도 했습니다.

가휘(家諱)

'집안 조상의 이름'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한 것으로, 현대에서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피휘'의 일종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이름은 보통 같은 '한자'를 쓰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이 외에도 '성인(人)의 이름'을 쓰지 않거나, '사이가 좋지 않은 사람'의 이름을 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피휘하는 방법

피휘결획(避諱缺劃)

피휘궐획(避諱闕劃)이라고도 하며, 피휘 하는 글자를 쓰지만, 읽지 말라는 표시로, 글자의 '획 일부를 생략'하는 것입니다.

최대한 다른 글자와 헷갈리지 않는 획을 제거하게 됩니다.

 

피휘대자(避諱代字)

피휘개자(避諱改字)라고도 말하며, 피휘 하는 글자와 뜻이 통하는 다른 글자로 대치하는 방법입니다.

 

피휘공자법(避諱空字法)

다른 피휘법이 글자를 쓰지만 다르게 쓰는 것이었다면 ‘피휘공자법’은 글자를 쓰지 않는 방법입니다.

피휘해야할 글자가 들어갈 자리를 공백으로 비워두고, 주석을 달아 ‘경피(敬避)’라고 표시하는 방법입니다.

 

우리나라의 피휘

 우리나라에 피휘가 처음 들어온 유교문화와 함께 전파된 것으로 보지만, 실제 사용된 것은 보통 통일신라 시대로 보고 있습니다.

 

 삼국시대에도 피휘가 있었지만, 처음 성행한 것은 ‘고려시대’로 보고 있는데요 ‘태조’가 처음 자신의 아버지인 ‘세조’의 이름을 피휘하면서 시작되었고, 인종 11년(1133년)에는 태자의 이름도 피휘 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후 조선에서도 피휘가 성행했으며, 조선의 왕들은 백성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잘 사용하지 않는 글자인 '벽자(僻字)'를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벽자(僻字): 흔히 쓰지 않는 까다로운 글자

 

현대의 피휘

공식적으로 현대의 피휘 문화는 사라졌지만 그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부모나 조상의 이름에 사용된 한자를 자식이나 후손에 이름에 사용하지 않는 것이고, 부모님의 이름을 말할 때도 그냥 말하는 것이 아닌 ‘자’를 붙여서 말하는 것입니다. 부모님의 이름이 '아무개'라면 ‘아’, ‘무 자’, ‘개 자’라고 말하게 됩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이름을 직접 부르는 것상대의 격을 떨어트린다는 인식이 남아있어, 격식을 차리는 자리일 수록 그냥 이름이 아닌 '호칭', '이름+호칭'을 사용하곤 합니다.

 

 뉴스에선 현직 대통령의 발언을 자막으로 표시할 때 이름과 직함을 표기하지 않고 내용만 나오게 됩니다.

 

이 모두 피휘라곤 할 수 없지만, 피휘가 존중과 공경의 뜻을 담아 이름을 피하는 관습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행동들이 모두 피휘의 잔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른나라의 피휘

 일본

 일본은 특정 글자를 한 집안에서 대대로 이름에 넣는 '통자(通字)'라는 관습이 있으며, 높은 사람이나, 주군이 휘를 받는 '편휘(偏諱)'라는 관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피휘를 사용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북한

북한은 여전히 피휘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일성과 정일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못하며, 김일성과 김정일이 생일이나 사망일도 같으면 안 되기 때문에 출생신고나 사망신고를 미루기도 하는데요.

 

 또한 김정은의 딸 이름인 ‘주애’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이미 사용 중인 사람들의 이름을 개명하라고 했는데요. 현대에서 가장 엄격한 피휘를 행하는 나라입니다.

유럽

유럽은 오히려 피휘와 반대되는 관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럽의 많은 지역에서는 부모나 조상의 이름을 자식이 물려받는 것을 선호하고 있는데요. 특히 뼈대있는 귀족 집안은 집안의 장남이나 계승받는 자식에게 이름을 물려주고 있습니다.

 

 왕들의 이름을 봐도, 루이 14세, 엘리자베스2세 와 같이 이름을 물려받아 동명이인인 군주가 많아 구분을 위해 'OO x세' 등으로 표기하는데요.

 

유럽인들의 이름에 '미들네임'이 많이 사용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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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피휘'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유교문화가 많이 퍼져있어 많은 관습들이 남아있습니다. 요즘 들어 이런 유교 문화들이 흔히 말하는 '꼰대'의 일종으로 여겨져 사라지고 있기도 하는데요. 너무 부조리한 문화는 사라지는 것이 맞지만, 무작정 모두 사라지게 한다면, 웃어른에 대한 공경심도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우려가 되기도 합니디. 

 

여러분은 이런 유교문화가 사라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감사합니다.

 글에 오류가 있거나 오타가 있으면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