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다 하면 어떤 소리가 떠오르시나요?
장마철 내리는 빗소리, 풀숲에서 들리는 벌레들의 울음소리. 늦은 밤 울리는 개구리 소리 등 다양한 소리가 있을 텐데요.
그중에서 가장 여름을 대표하는 건 ‘매미소리’가 아닐까 합니다.
화창한 여름날을 대표하는 소리이며,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매미’는 왜 하필 여름에만 울까요?
매미란?
‘매미’는 대표적인 여름 곤충으로, 세계적으로 약 1,500여 종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말매미, 유지매미, 쓰름매미, 참매미 등 약 15종의 매미가 분포되어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몸길이가 15-80mm 정도이며, 긴 날개와 튀어나온 눈이 특징입니다. 몸집에 비해 큰 날개를 가지고 있지만 비행 능력이 좋지 않아, 천적으로 부터 도망치는 것이 어려운데요. 때문에 튀어나온 눈으로 주변의 위험에 빠르게 대처하게 됩니다.
매미는 주로 나무에 서식하지만, 종에 따라 풀밭에 살기도 하며, 식물의 즙액을 빨아먹어 피해를 주기도 하는데요. 공원이나 가로수 등 숲보다는 숲 외곽, 가장자리에서 흔히 관찰할 수 있는 친근한 곤충입니다.
매미는 어떻게 울까?
매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특유의 울음소리는 어떻게 발생하는 것일까요?
매미의 울음소리는 수컷만이 낼 수 있으며, 특이한 기관인 ‘발음기’를 통해 이뤄집니다.
매미는 배 안쪽에 V자 모양의 근육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를 '발음기'라 부릅니다. 이 근육은 수축하며 배 힘줄과 발성기관을 자극하게 되며, 진동을 발생시키는데요. 이때 매미 특유의 울음소리가 나오게 됩니다.
또한 매미는 울음소리를 위해 특이한 진화를 했는데요. 바로 배 속이 대부분 비어있다는 것입니다.
이 매미의 빈 속은 울음소리를 확대시키게 돼, 작은 몸집에서도 큰 소리를 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매미는 특이한 기관인 ‘발음기’를 통해 진동을 만들어내고 배 속을 비워 소리를 확대해 특유의 울음소리를 낼 수 있게 됐습니다.
이 울음은 매미 종의 특이한 소리지만 울음 주기, 횟수, 시기 등은 종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매미 울음의 종류
매미 울음소리를 들어보면 다 똑같이 시끄럽게만 느껴지지만, 사실 매미의 울음은 4가지 정도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 본울음: 수컷이 암컷을 부르기 위한 울음
- 유인울음: 암컷이 가까이 오면 빠르고 높게 우는 울음
- 방해울음: 다른 수컷들이 암컷을 부르는 것을 방해하기 위한 울음
- 비명울음: 적에게 잡혔을 때 내는 비명소리
매미는 소리를 내는 기관인 발음기 조절을 통해 울음 속도, 음역대 등을 조절하여,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울음소리를 내게 됩니다.
매미가 여름에만 우는 이유
그런데 매미는 왜 특히 여름에만 시끄럽게 우는 것일까요?
사실 매미가 여름에만 우는 것은 아닙니다. 매미 종마다 시기가 달라 늦은 봄에서 초가을까지도 매미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요.
우리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참매미, 쓰름매미 등이 주로 여름 철에만 울기 때문에 여름에만 운다고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매미의 울음소리는 짝을 찾기 위한 소리로, 성충이 되고 짧은 기간 번식을 한 후 죽는 매미가 번식 활동을 위해 큰 소리를 내 짝을 찾는 것입니다.
매미는 안 시끄러울까?
여름철 매미의 울음소리를 들어보면 귀가 아플 정도로 시끄러운데요. 정작 소리를 내고 가장 가까이서 듣는 매미는 귀가 안 아플까요?
곤충학자로 잘 알려진 '파브로(Jeam Henri Fabre)'가 쓴 <곤충기(Souvenirs entomologiques)>에서는 “매미가 우는 옆에서 대포를 쏴도 아무렇지 않았다”라고 했는데요.
이런 점들 때문에 매미는 청각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매미도 청각 기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매미의 청각기관인 고막은 특이하게 배 부분에 있는데요. 가슴과 배 사이에 있는 고막의 주위에는 근육 덮개가 있어, 소리를 줄여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때문에 매미는 자신의 울음소리를 포함한 큰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게 되고, 중요한 소리인 다른 매미의 울음소리만을 민감하게 반응하게 됩니다.
오늘은 매미 울음소리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매미는 긴 시간을 땅 속에서 생활하고, 약 한 달의 짧은 기간 동안 번식을 하게 되는데요.
짧은 기간 동안 번식을 위해 큰 소리를 내며 열심히 격렬하게 살아간다는 것을 알고 나니 매미 소리가 안쓰럽게 느껴지곤 하는데요.
이번 여름 매미 소리를 들으며, 매미에 일생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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