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특이한 이름을 가진 동·식물들이 많이 있는데요. 그중에서 '무당벌레'는 쉽게 접할 수 있어 친숙한 곤충이지만,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는데요.
'무당'이라 하면 점을 보거나 굿을 하는 무속인이 떠오르는데, 그것과는 전혀 거리가 멀어 보이는 '무당벌레'에게 왜 이런 이름이 지어졌을까요?
오늘은 무당벌레의 이름이 왜 무당벌레가 됐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무당벌레란?
'무당벌레'는 딱정벌레목 무당벌레과에 속하는 곤충으로, 둥근 원형의 등껍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약 100여 종의 무당벌레가 서식하고 있으며, 빨간색, 주황색, 주홍색, 검은색 등 다양한 색상과 검은 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주로 진딧물이나 깍지벌레 식물에 피해를 주는 해충을 주식으로 해, 익충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특히 유충부터 성충까지 많은 양의 진딧물을 잡아먹기 때문에 해외에서는 진딧물 제거를 위해 이용되기도 합니다.
무당벌레는 왜 무당벌레일까?
무당벌레는 왜 하필 ‘무당’ 벌레라고 부르게 됐을까요?
‘무당벌레’의 이름은 ‘무당’ + ‘벌레’가 합쳐져 만들어졌는데요. 이는 과거부터 전해져 오지만 정확한 의미의 유래는 알 수 없는데요. 흔히 무당벌레의 ‘생김새’ 때문에 이 이름이 붙여졌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무당’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동물 중에는 ‘무당거미’, ‘무당개구리’가 대표적인데요. 이 '무당거미'는 검정색과 노란색의 무늬를, '무당개구리'는 흰색과 빨간색의 무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화려한 무늬'가 굿을 하는 ‘무당(巫堂)’의 옷처럼 화려하다는 이유로 이름이 지어졌다고 전해집니다.
또한 이런 화려한 무늬는 이름뿐만 아니라 생존에도 도움이 되는데요. 화려한 무늬는 천적에게 위협과 경고를 줘 살아남을 수 있게 해 줍니다.
시골에서는 무당벌레는 ‘됫박벌레’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됫박’은 곡식 따위를 담는 바가지를 말하는데요. 무당벌레의 모습이 박을 뒤엎어 놓은 것처럼 생겼다는 것에서 유래됐습니다. 이런 모습 때문에 한자로는 '표충(瓢蟲)'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외국에서의 무당벌레의 명칭은?
무당벌레는 ‘Harmonia axyridis’라는 학명을 가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외국에서는 무당벌레의 이름을 직역해 ‘Shaman Bug’라 부르기도 합니다. 이런 이름 때문에 외국에선 무당벌레가 ‘토속 신앙’과 관련 있다고 생각하기도 하는데요.
무당벌레는 우리나라에서도 특이한 이름이지만, 외국에서도 특이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데요. 특히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신앙과 관련된 이름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 영어권: Lady Bug
- 독일어권: 성포마리아의 벌레(Marienkäfer)
- 네덜란드어: 주님의 작은 동물(Lieveheersbeestje)
- 스페인어: 작은 마리아(Mariquita)
- 러시아어 주님의 작은 소(Божья коровка)
위와 같이 외국에서 무당벌레의 이름은 신앙과 관련된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요. 이런 이름을 가지게 된 것은 하나의 설화가 있습니다.
중세 유럽 시기 곤충 떼로 인해 농작물에 피해가 심했는데요 이때 농부들이 성모 마리아에게 기도를 하며 도움을 청하니, 곧 무당벌레들이 와서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해충들을 먹어치웠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설화지만, 무당벌레의 식습관을 봤을 때 어느 정도 납득이 되는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이 외에도 북한에서는 1990년대 이후 '무당벌레'에서 '점벌레'로 명칭을 바꿨는데요. 이는 무당벌레의 생김새 때문도 있지만, '무당'이라는 무속적 이미지 때문이기도 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기타
무당벌레는 특이하게 겨울잠을 자는 곤충입니다.
오늘은 무당벌레의 이름의 의미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무당벌레는 어릴 적 자주 보고 관찰했던 곤충 중 하나였는데요. 특이한 모습이 신기하긴 했지만, 이름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지는 않았는데, 이름의 의미와 유래에 대해 알아보니, 무당벌레에 더 관심이 생기는데요.
우리나라의 다른 특이한 이름을 가신 동·식물에 대해 궁금해지는 것 같습니다.